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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진의 무맥] (32) 국선도 여자고수 철선녀 덧글 0 | 조회 5,102 | 2010-06-22 00:00:00
황차  


[박정진의 무맥] (32) 국선도 여자고수 철선녀 박정진의 무맥 부드럽지만 강력한… 남성 압도하는 내공 세계가 깜짝 현재 한국 무예 가운데 가장 한국적인 무예라고 하면 어떤 것이 있을까. 십팔기만 하더라도 실은 동양 3국의 무예를 종합한 무술이다. 한국적인 무술이라고 알려진 종목이더라도 전승계보가 확실하지 않고, 기껏해야 3대를 올라가는 것이 드물다. 국선도(國仙道)는 현재 6대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다. 현대적 국선도는 청산거사(靑山居士)로 알려진 비경(秘景) 고한영(高漢泳) 선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선도의 원류는 단군시대를 넘어 배달국시대, 환인(환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수천 년 전의 무술이 오늘날 고스란히 전수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시적 단절이 있고, 때로는 변형이 이루어지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국선도다. 국선도가 현대적 모습으로 등장한 것은 1967년 무렵이다. 정신도법수련원으로 출발한 국선도는 세상에 드러나자마자 군대와 경찰, 그리고 관공서를 중심으로 무섭게 확산되었다. 평소 민족적인 것에 관심이 많던 군인들은 국선도라는 이름에 크게 감동을 받아 수련은 물론이고 부흥에 앞장섰다. 때마침 일본과 영국 등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 그곳 텔레비전에 출연하고부터 비약적으로 성장하였다. ◇국선도 초창기, 격파시범을 보이고 있는 철선녀 김단화 선사. 1970년 일본 후지TV, 일본TV, 그리고 영국의 비즈니스TV, 미국의 시카고TV 등은 한국의 무술 국선도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때 텔레비전에서 가장 각광을 받은 인물이 철선녀(鐵扇女)로 불린 홍일점 김단화(金丹和)씨이다. 미스코리아 같은 예쁜 얼굴, 가녀린 몸매에서 터져 나오는 파괴력은 그야말로 역도산 같았다. 사람들은 눈을 의심하며 관심을 보였고, 주간지를 비롯한 각종 신문과 방송은 연일 그녀를 화제로 올렸다. “국선도가 어떤 무술이길래 연약한 여자를 저렇게 괴력의 여장부로 만들 수 있나.” 철선녀는 국선도 초창기 전파의 일등공신이다. 그때만 해도 무술을 천시하던 우리 민족은 별로 무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그나마 무술을 하더라도 일본의 당수도나 합기도, 검도, 유도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태권도가 기지개를 켤 무렵이었다. 청산거사가 가는 곳이면 으레 철선녀는 약방의 감초처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철선녀는 바윗돌을 배 위에 올려놓고 깨는 시범을 비롯해 반대방향으로 달리는 오토바이를 양팔에 매달아 끌어당기는 시범 등 온갖 묘기를 선보였다. 철선녀는 단순한 차력사가 아니라 여자도 훌륭한 무예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준 인물이다. 더욱이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들이 할 수 없는 무예의 경지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근육이 없는 여자가 수련을 계속한다면 부드러움과 탄력을 유지하면서 기운을 이용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철선녀 김단화 선사는 “일단 기를 모아서 신체의 어느 부위에 집중하면 그곳은 도끼날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어떤 무술보다 여성수련자들이 많은 곳이 국선도이다. 어느 도장이나 남녀가 거의 반반이다. 특히 나이 많은 수련자가 많은 곳도 국선도이다. 국선도가 남녀노소 관계없이 수련을 받을 수 있는 매우 부드럽고 순리적인 무술임을 말해준다. 국선도는 처음엔 차력(借力)이라는 이름으로 저잣거리에 서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단지 방편이었다. 차력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벌써 힘을 빌어서 쓴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정신을 한 점(點)에 집중하면 인간은 주위에 기운생동하는 힘을 이용할 수 있다. 점을 통해 기운은 들어오고 나간다. 이 점은 전파의 안테나와 같은 원리이다. 국선도의 전설적 1대도인은 천기도인(天氣道人)이다. 그 후는 제대로 알 수 없지만, 청산거사의 스승은 청운(靑雲) 청운의 스승은 무운(無雲) 무운의 스승은 무상(無相) 무상의 스승은 무현(無絢)이다. 따라서 현재 청산거사의 제자들인 청원(靑元) 박진후(朴眞厚:神力士) 청화(靑화:太力山) 김종무(金宗茂) 청해(靑海) 김단화 등이 6대에 이르고 있는 셈이다. 청산의 법형제들은 맏형 비혁(秘赫) 둘째형 비거(秘?) 권경검(權景儉) 셋째가 바로 청산거사 비경(秘景)이다. 청산거사 대는 비(秘)자 돌림이고, 그의 제자들은 청(靑)자 돌림이다. ◇국선도 초창기 시범을 위해 서 있는 3인방, 앞줄 맨 왼쪽서부터 청원 박진후 총재, 청화 김종무 선사, 철선녀 김단화 선사. 국선도야말로 우리 민족 고유의 기(氣)를 바탕으로 하는 무술이다. 기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축기(蓄氣:국선도에서는 ‘돌단자리’이라고 한다)를 통해 몸의 바탕을 만들고, 운기(運氣) 즉 전신회통을 도모한다. 이렇게 훈련을 하면 몸은 평소에는 여자의 몸처럼 한없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유사시에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국선도는 내공을 위주로 하는 무술이다. 밖으로 힘을 내쏟는 것을 기화(氣化)라고 한다. 각종 무술이 단지 근육의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그러나 한국 전래의 천지인, 정기신 철학을 바탕으로 정신(精神)을 강화하고, 기화를 통해 상대나 적을 무찌를 수 있는 무술은 국선도에 의해 집약적으로 전승되고 있다. 국선도는 건강과 호신의 시대적 요구에 따라 호신을 위한 질타법, 건강호흡행공법으로 노궁혈과 용천혈 밀기, 그리고 특공무술과 함께하는 국무형(國武型)도 개발해놓고 있다. 그동안의 내공 위주에서 무예로서 발전을 위해 현재 권, 봉, 창, 검, 쌍검 등 외공의 수련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선도무예협회(총재 박진후)는 청산의 1대 제자인 청원, 청화, 청해가 3인방이 되어 국선도를 새롭게 보급하고자 힘을 모은 단체이다. 이들 3인방은 청산거사가 살아있을 때에 산중수련을 같이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왕산 삼왕사(1968년)에서 함께 수련을 하였으며 설악산, 지리산 등 명산을 찾아다녔다. 박진후 총재는 산중수련의 고초와 장점을 털어놓는다. 야외수련을 즐겨하는 이유는 청산거사와의 경험 때문이다. “산중에서 초근목피로 지낸 적도 많습니다. 배가 고프면 정신이 맑아집니다. 정신이 맑아지면 내관을 하게 되고 내관을 하게 되면 몸이 유연해집니다.” 이들 3인방은 종로3가 팔진옥 4층(1969년)에서 국선도의 전신인 정신도법수련원을 열 때부터 응암동 서부경찰서 옆(1970년) 청계천3가 동일빌딩(1971년) 백궁다방(1971년) 등으로 본부를 옮길 때마다 청산거사와 함께했다. 현재 국선도의 청산거사의 계열 수련단체는 이 밖에도 국선도연맹과 세계국선도연맹 등이 있다. 줄잡아 200여 도장을 거느리고 있다. 특공무술의 대부인 장수옥 총재는 아내인 철선녀의 비결을 털어놓는다. “아내는 시범 때마다 내공실력으로 7cm의 송판을 이마로 격파했으며, 온몸에 철사를 감고 그것을 끊었습니다. 남자의 딱딱한 근육보다는 여자의 부드러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내공이 훨씬 강력한 것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남자의 근육은 기가 죽으면 도리어 굳어버립니다. 격투기에서 우람한 근육의 남자들이 기가 꺾이면 손 한번 못 쓰고 링에서 넘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근육은 굳어버리면 도리어 화가 됩니다. 그래서 항상 부드러움과 탄력을 유지하는 여자가 때론 유리합니다.” 비록 가부장사회에 이르러서는 여자는 집에서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는 것이 주가 되었지만 과거 모계사회에서는 여자들도 무술을 닦고 전쟁에 참여하는 등 사회활동을 많이 하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국선도는 고대에 그러한 사회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인간의 삶은 호흡과 직결된다. 사람에 따라 아랫배로 숨을 쉬느냐, 가슴으로 숨을 쉬느냐, 어깨로 숨을 쉬느냐에 따라 삶의 내용이 달라지며, 숨이 턱까지 차면 죽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말하자면 호흡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건강과 장수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러나 호흡을 아래로 내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심신수련과 단전호흡을 별도로 배운다. 단전호흡이란 과학적으로 말하면 복강 내의 복압을 높게 하여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대사기능을 촉진시켜서 생명력을 활성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단전호흡의 운기에 들어가면 소주천 임독맥(任督脈)에 들어간다. 임독맥을 할 때는 단전에 축기를 한 뒤, 등 뒤로 기를 돌리는데 장강혈(꼬리뼈 부근)에서 백회혈까지 경맥이 독맥(金化科程)이고, 다시 앞으로 돌아 나오는 경맥이 임맥(木化科程)이다. 독맥을 하면 하단전의 정(精)과 상단전의 기(氣)가 만나고 임맥에서 중단전의 신(神)이 만난다. 그래서 정기신이 하나가 된다. 소주천에 앞서 단전에 의식을 집중시키는 수련을 하는데 이것을 점(點)을 이룬다고 한다. 다시 점에서 선(線)을 이룬다. 선은 관원혈(關元穴)과 명문혈(命門穴) 사이를 숨을 쉴 때 일직선상으로 오가는 것이다. 숨을 들이쉴 때는 관원혈에서 명문혈로, 숨을 내쉴 때는 명문혈에서 다시 관원혈로 움직이는 것이다. 숨을 들이쉴 때 항문을 조이게 되고 내쉴 때 자연스럽게 풀리게 된다. 이것을 궤도라고 한다. 정(精)은 지(地)이고, 기(氣)는 천(天)이고 신(神)은 인(人)이다. 이는 자연과 문명의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정과 기가 만나는 것이 강하면 영적(靈的)인 사람이 되고, 정과 신이 만나는 것이 강하면 혼적(魂的)인 사람이 된다. 정(精)은 백(魄)으로서 바탕이 된다. 수련의 급수가 올라가면 소주천에 이어 대주천에 들어가는데 대주천은 기경팔맥을 전부 유통하는 것을 말한다. 박정진 문화평론가 철선녀는 한창 기운이 펄펄 날 때, 장수옥 총재에게 “여보, 허벅지에 총 한번 쏘고 싶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참 가공할 여인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감추고, 자신을 낮추고, 남편과 평범한 가정을 꾸려왔다. 아내의 내공실력은 국선도를 한 덕분으로 알지만 아무래도 생래적으로 타고난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한 장총재는 어느 날 물었다. “도대체 어떤 비법으로 송판이 깨어지는 거야.” 그제야 아내가 비법을 공개했다. “우선 기를 모으면 이미 눈앞에 쪼개진 송판이 보입니다. 미리 선견(先見)한 틈새를 향해 이마를 내리찍으면 송판이 두 조각이 납니다. 중요한 것은 송판의 정 중앙을 정확히 때리는 거예요. 한가운데를 정확하게 받으면 무조건 쪼개지게 되어 있어요.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분위기예요. 혼자 깨면 안 깨져요. 사람들이 나를 열렬히 응원해주어야 깰 수 있거든요. 사람들이 집중할 때 그들의 기를 빌려 쓰는데, 그것이 바로 인심법(引心法)이에요.” 철선녀는 남자의 약점을 이 같이 말한다.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해 속이 비었고, 매사에 빨리 포기하고 인내력도 부족합니다. 여성은 섬세하고, 도리어 담대합니다. 남성은 근육의 힘만 믿고 우쭐대기 일쑤입니다.” 그렇다. 비어 있고, 부드러워야 기가 모이고 힘이 생긴다. 바로 이것이 여성성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국선도의 옛 선사 가운데 보덕(普德)이라는 여성 선사도 있었다고 한다. 여성성은 한없이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그것은 생의 탄력이며 보이지 않는 힘이다. 인류는 보이지 않는 그 힘을 이미 사용하면서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것은 여성의 힘이고, 어머니의 힘이다. 국선도는 마치 어머니의 힘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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